제각각 건폐율에 무허가축사 속출
지자체 조례로 결정, 상한선 적용 달라…11곳은 조례도 없어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축사 등에 대한 건폐율 상한선을 제시, 지자체들이 이를 준용해 운용토록 했으나 상당수 지자체는 정부 제시안보다 훨씬 더 까다롭게 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무허가 축사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축사 등 건축물의 건폐율(토지 면적에서 건물 바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하의 범위에서 지자체 조례로 제정해 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광역시와 경기 13개, 강원 18개, 충북 9개, 충남 13개, 전남 20개, 경북 23개, 경남 7개 등 전국 162개 지자체(광역시·도 및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64.2%인 104곳이 중앙 정부의 기준을 따라 건폐율 60%를 적용한 관련 조례를 제정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농림수산식품부의 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하지만 23개 지자체는 건폐율 50%를 적용하는 조례를 운용중이며, 심지어 20%를 적용하는 지자체도 무려 21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폐율 40%를 적용하는 지역은 2곳, 30%를 적용하는 지자체도 1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부산·광주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를 비롯해 충북의 청주, 경남의 창원·진주·사천·김해·밀양·창녕·산청 등 11개 지자체는 관련 조례를 아예 제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330㎡(100평)짜리 토지에 축사를 지을 때 건폐율 60%를 적용하면 198㎡(60평)짜리를 지을 수 있지만 건폐율이 20%인 곳에서는 66㎡(20평)짜리밖에 지을 수 없다. 똑같은 면적의 땅이라도 건폐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축사 건축 면적을 줄여야 하며, 만일 지방조례에서 정한 건폐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축사는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을 수 없어 무허가 축사가 된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축사 건폐율 적용 기준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문제가 없는 축사라도 지역에 따라 무허가로 전락하는 등 상당수 축산농가들이 범법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농협이 60개 시·군의 전업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49.5%가 무허가 축사로 나타났으며, 무허가 축사 유형 중에는 건폐율 위반이 56%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생산자단체와 축산농가들은 지자체별로 ‘고무줄’ 같은 건폐율이 중앙정부가 제시한 60%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농식품부의 관계자는 “국토계획법에 따라 지자체에 위임된 건폐율이 상향 설정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시·도 축산관련 부서를 통해 조례를 제정 또는 개정할 수 있도록 독려해 무허가 축사에 대한 적법화 기반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가축분뇨 선진화 종합대책에 따라 무허가 축사에 대해 사용중지 명령을 할 수 있고, 가축 처분 등 특수한 사항을 고려해 사용중지 명령에 갈음하는 과징금 3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중이서 축산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출처 : 농민신문
김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