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도입 1년 - 평가와 과제

“소 족보 직접 확인…믿고 산다”

농협유통, 일반한우보다 1㎏ 1000원 높게 판매
삼성플라자, 시스템 도입 후 매출 15%나 올라
정부 시범사업장 확대…소비자 홍보 강화 계획

가족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의 발길이 바쁜 지난 7일 농협하나로마트 식품관의 점심시간. 브랜드한우 코너를 찾은 주부들의 눈길이 한곳에 머문다. 정육 코너에 배치된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때문.

작년 광우병 등으로 혹시나 하는 걱정스런 마음을 가진 주부들이 이제는 스스로 구입하는 쇠고기의 이력을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알아보고 있다. 포장된 정육에 표기된 개체식별번호를 입력하면 출생지에서부터 사육지·먹인 사료·출하 6개월 이내 사용한 동물의약품·도축장·가공장 등 자세한 내용을 한눈에 보게 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이력추적시스템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만 새로 15개 판매장에서 이력추적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시범실시 1년 만에 전국 25개 대형매장이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에 등록된 소는 일반한우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돼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다. 농협유통은 일반한우가격보다 대관령한우를 400원(1kg당) 추가해서 판매하던 것을 도입 후 현재 1000원(1kg당)으로 높여 판매하고 있다.

박동기 양평개군한우 회장은 “시스템 도입 후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로 인식돼 생산자에도 좋은 효과를 준다”고 이력추적시스템을 반겼다. 농협하나로마트를 남편, 손녀와 함께 찾은 박인화(61·서초동)씨는 “대관령한우는 평소에도 믿고 사는 브랜드지만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이 있어 더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농협하나로마트에서는 고령의 소비자들이 포장지에 표시된 개체식별번호가 작아 보기 힘들다는 불만사항도 시정, 확대 표시하고 있다.

이마트의 횡성한우코너를 딸과 함께 찾은 이모 주부(63·양재동)는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앞으로 시스템을 관심 있게 살펴 보겠다”고 말한다.

오희선 이마트 축산판매담당자가 “단골 주부고객 뿐 아니라 젊은 고객층이 관심 있게 지켜본다”고 말하는 사이 몇 명의 소비자가 호기심 어린 눈길로 이력추적시스템의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왕경철 삼성플라자 축산담당 바이어는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실시 후 개군한우의 매출이 전년대비 약 15%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정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에 대해 모르는 소비자도 많아 관련 홍보와 시행 사업장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플라자를 찾은 한 소비자는 “유명한 브랜드 자체를 믿고 사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이력추적시스템이 있는지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며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다.

이와 관련 박상연 농림부 사무관은 “시범 사업장이 적기 때문에 아직 모르는 소비자도 있지만, 신문·방송·각종 전시회를 통해 지속적인 홍보를 해오고 있다”며 “앞으로 시범 사업장을 확대하면서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림부는 시범사업 미 참여업체의 불만과 소의 유전자(DNA)정보 data-base 및 검사방법 표준화 미구축 등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브랜드경영체와 연계, 시범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를 추가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2005. 09.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