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개시 선언 초읽기…농식품부, 전문가회의 박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18~20일 멕시코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통상장관회의나 5월13~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협상 개시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16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19차 대외경제장관회의(이하 장관회의)를 열고 공개안건인 ‘중국과의 서비스분야 교류기반 확충방안’과 비공개안건인 ‘한·중 FTA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대통령 훈령인 ‘FTA 체결 및 이행협의에 관한 절차규정’에 따르면 FTA 협상 개시를 위해서는 ‘공청회→FTA 추진위원회 심의→장관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정부는 지난 2월24일 파행으로 끝난 공청회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고 후속 절차를 밟아 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중 FTA 추진계획이 장관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절차상의 국내 절차는 모두 끝났다”며 “다만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국회 보고절차를 거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공포된 ‘통상절차법’에는 FTA 협상 타당성 검토와 협상 개시 전 국회 보고 규정이 있지만, 이 법은 7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날 장관회의에서 박재완 장관은 “중국이 최근 경제 운용 기조를 수출과 고성장에서 내수 확대와 안정성장으로 돌린 만큼 내수시장이 커지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시장 선점을 위한 FTA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박장관은 또 “한·중 FTA는 양국간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제 전반의 규제를 완화해서 양국의 서비스 교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의 전기·전자, 석유·화학, 철강·금속, 기계 관세가 없거나 매우 낮아 FTA의 실익이 없다는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품 가운데 이들 4개 분야가 94%를 차지했다.

　다음달 협상 개시 선언이 이뤄지면 곧바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중 FTA가 정치권의 선거 이슈로 부각되면 추진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피해가 농수축산물에 집중되면서 농림수산식품부도 분주해졌다. 농식품부는 협상전략 마련을 위해 품목별 전문가 회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추를 시작으로 마늘·양파·사과·배·감귤 등 지금까지 18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농식품부는 총 35회의 전문가 회의를 통해 내부전략을 수립,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출처 : 농민신문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