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 위기의 축산업…대책은 (2)돼지
‘10월 1㎏ 3천원 중반’ 악몽 막아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 소비 촉진을 위해 대형 판매점과 공동으로 펼친 할인행사 모습,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발생한 구제역 피해를 입은 양돈농가들이 농장을 재정비하고 후보돈을 입식해 생산에 들어간 비육돈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경우 현재 1㎏당 4,500원 수준인 돼지 지육가격이 최저 3,300원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육마릿수 회복…하반기 급증 전망

　농경연은 축산관측을 통해 10월에는 추석 이후 수요 감소와 국산 돼지고기 공급량 증가로 지육 1㎏당 경락가격(탕박 기준)이 3,300~3,6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에 따르면 6월에는 사육마릿수가 930만~940만마리로 추산되며, 9월 이후에는 구제역 피해 이전 수준인 960만~980만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제역 피해 농가들이 재입식해 사육한 물량을 본격 출하하면서 6~11월 도축마릿수는 749만마리로 전년 동기(537만4,000마리)보다 39.4%, 2010년 동기(728만7,000마리)에 비해서는 2.8%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량도 평년과 비교해 늘었다. 올해 1~5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10만9,756t으로 2008년 8만4,630t, 2009년 6만2,543t, 2010년 8만9,777t보다 많다. 다만 구제역 피해로 돼지 파동이 있었던 지난해 12만8,867t보다는 줄었다.

　반면 소비는 감소했다. 축산관측에 따르면 4월 1가구당 삼겹살 평균 구매량은 1.44㎏으로 2011년보다는 2.1% 늘었으나 2010년과 비교하면 97% 수준이다. 2009년 이후 증가하던 저지방 부위 소비량도 지난해부터 줄어 2011년과 비교해 앞·뒷다리살은 0.9%, 등심·안심은 4.5%나 감소했다.

소비감소의 여파로 돼지고기 재고량도 증가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4월 기준 국내산 재고량 추정치는 3만6,041t에 이른다. 지난해 12월의 2만7,300t보다 32%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다 수입 재고량도 정육 2만4,508t, 부산물 5,713t에 달한다.

◆출하시기 분산 ‘발등의 불’

　하반기에 예상되는 가격하락 폭을 줄이려면 우선 9월 이후 집중될 돼지고기 공급 물량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육돈 출하시기를 앞당겨 공급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한돈협회는 평균 출하체중(115㎏)을 110㎏으로 낮춰 조기출하하면 농경연 전망치 8~12월 도축마릿수(649만7,000마리)를 기준으로 정육량이 1만6,242t 줄어 4%의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저능력 모돈을 조기에 도태시켜 적정 모돈마릿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경연 예측치인 올해 평균 모돈마릿수(978만마리)를 900만마리로 줄이고 출하 예정마릿수도 1,395만마리에 맞춰야 가격하락 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불량자돈과 저능력 모돈을 미리 도태시켜 시장 공급을 줄여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저지방 부위 재고가 줄어야 가격을 어느 정도 받쳐 줄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정육점까지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등 소비촉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 지역의 양돈농협을 중심으로 추석명절 소비촉진을 위한 할인행사와 홍보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농가를 대상으로 부실한 모돈을 도태시켜 나가는 한편 양질의 비육돈을 공판장에 출하해 경락가격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농가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국내산 돼지고기의 품질을 높여 수입 돼지고기와 차별화하는 것이 과제다. 정영철 정P＆G연구소 소장은 “국산 돼지고기 품질이 수입품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생산자 이력시스템 시행이나 원산지 단속강화 등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농민신문
이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