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부터 3년간 밭작물 심어야 ‘밭직불금’ 신청할 수 있다
정부, 대상기준 제대로 안알려 혼란 예상

 　올해부터 3년 연속 밭농업에 이용되지 않은 농지는 2015년 이후 ‘밭농업 직접지불금(이하 밭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가가 개인 사정으로 2012~2014년 밭을 잠시 놀리거나(휴경), 이 기간에 다른 작물을 재배했다가 2015년 이후 다시 밭작물로 돌아오더라도 해당 농지를 대상으로 직불금을 신청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을 1월26일 공포했다. 이 법은 2015년 밭직불제를 본격 도입하고, 쌀직불제의 근거법령인 현행 ‘쌀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을 2015년 1월1일자로 폐지·흡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연말 국회가 민생현안 법률 250여개를 통과시킬 당시 함께 처리되면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을 앞둔 지난해 10월31일 여·야·정 합의체가 밭직불제 도입을 위한 ‘농업소득 보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2015년부터 시행하되, 그때까지는 (기존 경영이양직불제·친환경농업직불제 근거 규정인) ‘농작물의 생산자를 위한 직접지불제도 시행규정’에 밭직불제를 한시적으로 위탁·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밭직불제가 2014년까지는 대통령령인 ‘농작물의 생산자를 위한 직접지불제도 시행규정’에 기반해 시행되다 2015년부터는 ‘농업소득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본격 도입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밭직불금 농지 제한 규정을 농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밭직불제와 관련해 정부가 내놓은 보도자료(4월27일, 5월29일)는 물론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참조하는 ‘2012년 밭농업 직불제 사업시행지침서’에도 관련 내용이 빠졌다.

　현행 쌀직불제의 전신인 논농업직불제가 도입된 2001년에도 ‘1998~2000년 논농업에 이용된 농지’란 기준이 설정되면서 상당수 농가가 지금까지 벼농사를 짓는데도 불구하고 쌀 직불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밭직불제가 본격 시행되는 3년 뒤부터는 직불금 대상 농지를 놓고 일대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밭직불제와 같은 허용보조는 생산량이나 가격에 관계없이 직불금을 지급하는 대신 (제도 도입 이후) 새로 농사에 이용된 농지가 아닌 과거 재배실적을 기준으로 운용해야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밭직불금과 쌀고정직불금·친환경농업직불금·조건불리직불금·경관보전직불금을 중복 수령하지 못하도록 하는 ‘농산물의 생산자를 위한 직접지불제도 시행규칙’을 22일자로 공포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법으로 밭농사를 짓는 농가는 밭직불금과 친환경직불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당초 정부는 중복 수령 금지 대상 직불금에서 친환경직불금을 제외하려다 ‘FTA 보완대책 마련 과정에서 친환경직불금 단가가 인상됐다’는 이유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밭직불금과 달리 쌀직불금은 친환경직불금 중복수령이 가능하다.

출처 : 농민신문
김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