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생산안정제 보전금 다시 지급돼야”

발동조건 ‘가임암소 기준’ 연계후 제도 유명무실, 100만원 밑도는 헐값…1년새 영세농 11% 이탈

　송아지생산안정제의 보전금 지급 방식이 변경돼 올해는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제도로 전락한 것을 놓고 한우 번식농가들이 불만을 쏟아내며 종전 방식으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한우 송아지 거래가격이 정부가 정한 기준가격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줘 번식농가들의 사육 의욕을 높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산지 송아지값이 기준가격(165만원)보다 낮은 시기에는 한마리당 최고 30만원의 한도 내에서 보전금이 지급됐다.

 　그러나 올해는 산지 소값이 하락하면서 송아지값도 정부가 정한 기준값(올해부터는 6~7개월령기준 185만원)을 훨씬 밑돌고 있는데도 보전금 지급은 중단된 상태다. 올 1~8월 암송아지(6~7개월령)의 산지가격은 90만~130만원대를 오가다 9월14일에는 100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 수송아지(6~7개월령) 역시 5월 한달만 190만원 이상을 보였을 뿐 나머지는 모두 기준가격을 밑돌았다.

 　이처럼 송아지 가격이 기준가격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보전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이 제도의 보전금 지급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3월 가임암소 사육마릿수가 전년도 말을 기준으로 ▲90만마리 미만일 때는 40만원 ▲90만~100만마리 미만일 때는 30만원 ▲100만~110만마리 미만일 때는 10만원 ▲110만마리 이상일 때는 보전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보전금 지급방식을 변경했다. 지난해 말 가임암소는 124만9,000마리였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한우 사육마릿수와 관계없이 종전과 동일한 보전금을 지급하는 것은 현재와 같이 공급과잉 기조에서는 사육마릿수 안정에 걸림돌이 된다”며 “종전에는 사육마릿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전금을 지급하던 것을 사육마릿수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번식농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한우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송아지 생산에 나설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남 창녕의 번식농가 정모씨(68)는 “송아지값이 100만원도 안 나가는데 그동안 지급하던 보전금마저 끊은 것은 정부가 한우산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며 “송아지를 팔아 봤자 인공수정료에다 사료값을 감안하면 원가에도 못 미쳐 빚만 느는데 누가 송아지를 생산하겠느냐”며 반문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부장은 “올 2·4분기 통계청의 가축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20마리 미만 농가수가 1년 만에 무려 11.4%나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부분 영세 번식우 농가들이 경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사육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요즘 번식농가들은 송아지생산안정제에 의해 손실금 중 일부라도 보전받을 수 있었던 때와 달리 분위기가 극도로 악화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펼치는 암소 감축사업이 본래의 목적인 사육마릿수 조정을 넘어 자칫 한우 사육기반까지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최소한 한우 번식농가들의 사육의욕까지 꺾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농업·농촌의 길 2012 심포지엄’에서도 참석 전문가들은 송아지생산안정제 보전금 지급 방식을 종전처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출처 : 농민신문
김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