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변 조사료 생산 길 열렸다
정부, 유채 시범재배 허용해 10월중 파종 전망…소 사육농가 ‘숨통’

　정부가 4대강 하천변에 유채 등 경관용 식물 재배를 시범적으로 허용, 조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 사육농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은 12일 안성팜랜드에서 열린 조사료관련축협조합장협의회에서 “축협 조합장들의 농정활동 결과 정부가 최근 4대강 하천변 일부 지역에 경작 형태를 취하지 않고 재배하는 경관·환경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키로 최종 확정한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보고했다.

　농협은 또 “시범사업은 ▲금강(부여) ▲영산강(나주) ▲낙동강(밀양·창녕) 등 3개 하천변의 4개 지역에서 55㏊ 규모로 실시되며, 국토해양부 산하의 국토관리사무소가 사업을 주관하게 될 것”이라며 “시범사업 성과가 좋게 나오면 사업대상 면적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12일 관련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시범사업 대상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조만간 식물식재 및 채취 대행자 선정 등 실무사항을 결정한 후 10월중에 경관 작물인 유채를 파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관·환경 시범사업은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비료·농약·퇴비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경관식물을 관리한 후 잔류물을 수거해 가축먹이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축산업계는 이러한 조치를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범사업이 성과를 거둬 본사업 대상면적이 늘어나면 국내산 조사료 생산량도 그만큼 증가해 소 사육농가들의 사료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남현 농협중앙회 축산자원부 조사료 지원팀장은 “4대강 하천부지에 조사료로 쓸 수 있는 경관식물을 재배하면 배합사료 의존도가 높은 소 사육농가들의 경영비를 낮춰 줄 수 있고, 지역축제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국토의 효율적 이용 측면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은 국내산 조사료 공급을 늘려 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4대강 하천부지를 적극 활용, 조사료 생산을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4대강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환경부는 이를 반대해 왔다.

　국토부는 올해 경작을 목적으로 하는 하천 점용허가 기준을 강화해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하천부지에서의 작물재배를 사실상 금지토록 하는 관련법령 개정을 추진해 왔다. 이로 인해 4대강 유역의 5개 지역축협은 지난봄 지자체의 도움으로 하천부지 630㏊에 하계 조사료 작물인 옥수수·수단그라스 등을 재배할 계획이었으나 국토부가 재배 불허 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사업을 접기도 했다.

　환경부 역시 수질오염을 막는다는 이유로 하천 부지에는 경관목적으로 작물을 심더라도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불허한다는 기본 입장을 세우고 7월 환경영향평가기준 개정 작업을 추진해 왔었다.

출처 : 농민신문
안성=김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