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가격 안정기금’ 관련 첫 공청회, 도입 필요성 입장차 팽팽
축산농가 적극 찬성
정부·사료업계 난색

　사료가격안정기금 도입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간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월28일 과천 KRA(한국마사회) 대회의실에서 ‘사료가격안정제도의 경제적 효과 및 도입방안 검토’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공청회는 사료가격안정기금 도입과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4건이나 상정돼 있고, 축산관련 단체의 지속적인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열린 자리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공청회에서는 이해 당사자간의 사료가격안정기금 도입에 대한 입장이 분명히 엇갈렸다. 축산관련 생산자단체나 민간연구원측만이 사료가격안정기금 도입에 적극적일 뿐 정부는 물론 사료업계·국책연구기관 등은 실효성 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경상 한국축산경제연구원 원장은 “일본의 경우 44년 동안 축산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사료가격안정기금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안정적인 축산 경영을 위해 사료가격안정기금을 도입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병모 대한한돈협회 회장은 “10년 전 사료가격에 대한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해 축산농가들에게 큰 힘이 됐듯이 지금부터 사료값 폭등에 대비한 제도를 준비해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선 전국한우협회 국장도 “한우농가의 사료가격 부담이 매년 급증해 경영안정을 위해 사료가격안정기금을 당장 도입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법 제정을 통해 기금 도입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정민국 농경연 축산실장은 “배합사료 원료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수입노선 다변화나 국제곡물가 변동에 대한 위기관리시스템 구축을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순찬 한국사료협회 부장은 “사료업계 평균 순이익률이 2~3%인 상황에서 사료가격안정기금이 도입되면 이익 대부분을 기금으로 출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결국 농가들이 사료값 인상분을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원철 서울사료 부회장은 “일본의 경우 사료협회 회원 대부분이 종합상사여서 기금이 적자가 나면 국가가 수입축산물을 취급하게 하는 등의 보전책을 쓰고 있다”며 “일본의 제도를 그대로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12월중 공식적인 입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농민신문
성홍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