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돼지 이동시 농장식별번호 표시 의무화 
일부지역 문신기 보급 지연 ‘농가 혼선’

 
올해부터 모든 양돈농장에서 돼지를 이동할 때 농장식별번호를 표시하도록 의무화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표시기(문신기) 보급이 원활치 않거나 추운 날씨 탓에 잉크가 얼어 출하에 차질을 빚는 등 크고 작은 혼선과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1일부터 돼지열병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모든 양돈농장에서 돼지 이동시 농장식별번호(6자리 숫자)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자돈은 귀에 붉은색 페인트를, 비육돈은 엉덩이에 문신기를 사용해 농장식별번호를 표시해야 출하와 이동 등이 가능하게 된 것.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해 각 지자체에 농장식별번호 표시기 지급을 완료, 당초 계획대로 시행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마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4일 “지난해 11월 말까지 1농가당 표시기 세트 1개씩 보급할 물량을 각 지자체에 전달하는 작업을 모두 마쳤다”며 “지자체에서 지역 농가들에게 연말까지 문신기를 보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문신기 보급이 원활치 않아 해당 지역 농가들이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경기 지역의 한 양돈농가는 “문신기 보급이 늦어져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신기 보급과 관련해 시에서 전달받은 사항도 없고, 교육도 충분히 안 된 상황에서 연초부터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뒤늦게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도 있다. 충남의 한 양돈농가는 4일 “3일 문신기를 지급 받았다”며 “아직 지역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어 다행이지만, 충분한 준비 기간과 홍보, 교육이 우선돼야 농가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의 다른 양돈농가도 “어제(3일) 시에서 문신기를 보급 받았다”며 “지자체 보급이 늦어지는데다 폭설과 한파 때문에 보급하는데 애를 먹는 것 같다. 일부는 동물약품 쪽 루트를 통해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의 지자체 관계자는 “문신기 보급이 대부분 이뤄졌거나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도 도입 초창기이다보니 부득이하게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신기가 보급이 된 농가도 시행착오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시행 초기인 만큼 사용 방법 및 관리 요령 등에 서툴러 추운 날씨 탓에 잉크가 어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경기 지역 양돈농가는 “문신기를 찍는 것은 농장 일이 더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한정된 인력으로 신경을 쓰기가 어렵다”며 “게다가 날씨까지 추워서 잉크가 얼어 사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농가들이 문신기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현장 적용에 있어 애로사항이 많은 만큼 정착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추가 노동력이 투자되는 만큼 농가의 부담도 적지 않다”며 “충분한 시행착오 기간 없이 무턱대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제하려고 하면 크고 작은 잡음이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