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도축일표시 의무화 ‘걱정되네’ 

유통기한 내 제품이라도 소비자들 구매 꺼릴 수 있어 ‘소비 위축’ 우려

축산물에 도축일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육가공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생과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유통기간 내 축산물이라도 도축일이 일정기간 경과한 축산물이라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축산물위생관리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축산물 표시기준에 도축일을 표시토록 하고, 도축부터 제조·가공·포장까지 기한을 정하도록 했다.

축산물의 표시기준을 강화해 국민건강을 보호한다는 취지인데, 도축일을 표시할 경우 소비자들이 도축일에 가까운 제품을 선호하면서 축산물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육가공업계의 우려. 실제 꼬리나 사골 등 부산물의 경우 계절적 소비가 일어나기 때문에 상당부분 냉동제품으로 유통이 이뤄지는데, 도축일을 표시할 경우 가뜩이나 제고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부산물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육가공업체의 경우 일정 정도 재고 물량이 있어야 원활한 유통이 가능한데, 도축일을 표시할 경우 유통 흐름이 깨지고 수급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국내 축산물에만 도축일을 표시할 경우 수입 축산물과의 형평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상태다.

박병철 육류수출입협회 회장은 “현재의 식육 유통은 유통기한 표시나 축산물이력추적시스템 등으로 인해 큰 문제가 없는 상태로, 축산물에 도축일을 추가로 표시하는 것은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켜 국내 축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도축일 표시보다는 유통기한 표시제도와 축산물이력시스템을 제대로 유지관리하면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축산업계 한 관계자는 “도축일을 표시하자는 취지는 소비자들에게 국내 축산물에 대한 신뢰를 주자는 의미 일 것”이라며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도축일 표시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현재로선 이력추적제 등을 더 보완하고 활용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