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봉화축협 풍산지점 류재연 계장

경북 안동지역의 한 축협 여직원이 침착한 대처로 전화금융사기를 막았다.

안동봉화축협 풍산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류재연 계장(33·여)이 주인공이다.

류 계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1시15분쯤 A씨(58·여)로부터 2000만원을 인출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평소 은행 거래가 잦았던 A씨였지만 거액을 한꺼번에 인출한 적은 없었다. A씨는 2개의 통장을 내밀고 각각 1500만원과 50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달라고 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류 계장은 "큰돈을 어디에 쓸거냐"고 물었다.

A씨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물건을 사려한다'고 말끝을 흐렸다.

류 계장은 현금 인출을 거부했다. 은행에 현금이 바닥나 수표로만 내줄 수 있다고 ‘꼼수’를 쓴 것이다.

그러자 A씨는 은행 밖으로 나가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이 모습을 본 류 계장은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했다.

수표라도 내달라는 A씨의 요구에 류 계장은 '통장 명의가 남편으로 돼 있다'며 남편과의 통화를 요구했다.

남편은 '딸에게 줄 돈'이라고 했다. 부부가 서로 돈을 찾는 목적이 달랐던 것이다.

류 계장은 A씨의 눈치를 살피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해서야 A씨는 전화금융사기에 당한 것을 알아챘다.

A씨는 "딸이 납치됐다는 말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짧게 들린 목소리도 딸아이와 똑같았다"면서 "내가 보이스피싱에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예금을 지켜준 축협 직원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류 계장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노인들이 큰 금액을 송금하거나 해지하려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경우 전화금융사기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경찰서는 지난 5일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은 류 계장에게 감사장과 부상을 전달했다.
 (출처:news1)